1박2일 시즌3의 데프콘에게 바라는 점
새로 시작한 1박2일 시즌3에서 데프콘의 활약은 놀랍다. 라디오에서도 내공을 닦았고 여러 예능프로를 섭렵하면서 다져진 실력으로 1박2일에서 예능프로로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1박2일 방송을 보면 데프콘이 1박2일의 멤버가 되고 싶어했단 것도 알 수 있고, 1박2일의 지난 시즌을 열심히 복습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유호진 피디가 의욕과다 캐릭터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처럼 매 순간순간 의욕이 넘치는 데프콘이 상황을 정리하고 이끌어나가는 적극적인 태도가 긍정적이다.
데프콘은 아마 국민MC를 목표로 하고 있을 것 같다. 현재 국민엠씨라는 호칭으로 불리우는 강호동, 유재석이 롤모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명의 절대적인 MC가 프로그램의 중심에 서고 나머지 출연자들이 그를 중심으로 배치되는 그림을 생각했던 것 같고 그런 방식이 현재까지 강호동과 유재석이 이끌어가는 방식이다. 데프콘이 되고 싶어하는 모습은 데프콘이 현재까지 방송에 보여준 것에 근거하면 유재석 스타일보다는 강호동 스타일에 가깝다.
하지만 새로운 예능의 포맷은 절대강자 없이 출연자 모두가 중심이 되는 방식이다. 아빠 어디가, 나 혼자 산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등에서 보여지듯 메인 MC가 없고 진행은 피디, 자막, 나레이션이 대신 맡고 있다.
1박2일 시즌3이 시즌1과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메인MC의 부재이다. 메인 MC가 없다는 것이 뭔가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메인이 필요없다는 의미이다. 1박2일 시즌1은 강호동의 비중이 50%, 나머지 5인이 10%씩의 비율을 가지고 있었다면 1박2일 시즌3의 6명은 모두 동일한 지분을 갖고 있다.
1박2일 시즌1과 무한도전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강호동과 유재석 외의 출연자들은 방송에서 제대로 상황에 맞는 대사 한 마디 하지 못했고, 강호동과 유재석이 중심에서 일정을 설명하고 다른 멤버들에게 대사를 유도하고 받쳐주지 않으면 안되었다.
지금은 1박2일과 무한도전이 수년간 방송되면서 다른 사람들도 리얼 버라이어티 쇼에 대해 감을 잡기 시작했고, 출연진의 능력이 상향 평준화되었다. 절대강자는 없지만 절대 약자(?)도 없는 것이다. 중간 이상의 실력자들로 멤버들의 능력이 발전하면서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유재석 외의 인물들도 다른 프로그램에서 메인엠씨를 맡고 있다.
1박2일 시즌3은 새로 시작했지만 김주혁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능 경력자들이다. 차태현, 김종민은 1박2일 경력이 오래됐고, 김준호도 인간의 조건 등에서 활약하고 있고 데프콘 역시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중이고 정준영도 1박2일이 예능프로그램 첫출연이 아니며 라디오 디제이로도 활동했다. 1명의 절대강자는 없지만 현재 단독 진행을 맡겨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여러명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굳이 데프콘이 매 장면마다 상황을 정리하려고 나설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런 부분이 의욕과다로 보이고 과할 때는 시청자들이 불편해진다. 데프콘의 의욕을 줄이라는 의미에서 이런 지적을 하는 것이 아니고 좀더 멤버들과 균형과 조화를 맞추었으면 하는 의미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와 함께 다른 멤버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김주혁에게 국민바보라는 호칭을 붙여주고, 정준영에게 똘아이라고 거리낌 없이 말하는데 기본적으로 타인을 디스하는 방식의 유머는 좋지 못하다. 자신을 국민똥돼지나 국민저팔계라고 다른 멤버들이 부르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자신이 바보가 되어도 예능프로그램은 망가지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웃어넘길 수 있을까.
1박2일 시즌3은 메인MC가 필요없지만 만일 데프콘이 국민MC를 목표로 한다면 다른 멤버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부각시켜 발전시키는 방식을 고민했으면 좋겠다. 말하는 사람이 웃고, 듣는 사람들이 웃는다 해도 정작 그 당사자가 웃지 못하는 농담은 하지 말아야 한다. 친구들에게 별명을 지을 때도 키 작은 아이에게는 땅콩이라는 이름보다는 대인배, 거인 같은 이름을 붙여주라고 하듯 예능의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또 한가지 데프콘에게 말해주고 싶은 부분은 정상에 올라갈 때까지와 정상에 오른 후의 태도는 달라야 한다는 점이다. 정상에 오를 때까지는 악바리 정신으로 자기만 생각하고 가도 되지만, 정상에 오른 후에는 시야를 넓고 여유있게 가져가야 한다. 자신이 튀어야 산다는 과제는 데프콘의 수준에서는 이미 종료됐고 이제는 전체를 보고 필요한 부분을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1박2일 시즌1과 시즌3은 다르다. 이제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메인MC 없는 1박2일에서 데프콘이 한 사람의 멤버로서 불편하게 튀지 않으면서도 전체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그와 함께 자신보다 타인을 높여주는 사람이 가장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한다. 그런 부분을 보완해서 세련되고 성숙한 진행능력을 데프콘이 갖추게 된다면 바라는대로 국민MC가 되는 날도 머지 않을 것이다.
1박2일 시즌3의 데프콘에게 바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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