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마녀사냥, 그 이해할 수 없는 제목
최근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는 19금 토크쇼 마녀사냥은 제목만 아니면 정말 많은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꼭 KBS나 MBC가 아니더라도 공공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방송은 모두 공영 방송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공영방송에서 마녀사냥이라는 역사왜곡, 여성비하적인 제목을 공공연하게 프로그램의 제목으로 삼고 있다는 점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프로그램 마녀사냥에서는 마녀라는 개념이 중세에 이단자로 몰려 화형에 처해지던 그 존재가 아니라 현대적인 의미에서 남자를 끌어들이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여자이며 사냥이라는 표현은 그런 마성의 여자들을 공략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말로 미화시켜봐야 마녀사냥라는 제목 자체가 잘못 지어진 것임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중세의 마녀란 권력을 가진 카톨릭 사제들이 따라갈 수 없는 능력, 즉 신의 영역인 생명의 출산을 관장하고 질병의 치유능력을 가진 여자들을 이단으로 몰아 부당하게 탄압했던 역사를 가리킨다. 영화나 만화에서 보여지는 마녀들이 커다란 솥에 약을 제조하는 모습이 많은 것은 마녀로 몰렸던 여자들이 대부분 산파와 치유사였기 때문이다.
출산을 관리하는 산파와 약초를 사용하는 자연치유사의 능력은 신의 대리자를 표방하던 사제들의 권위를 침해한다고 판단한 종교계와 해부, 수술 중심의 외과의사들의 권위와 대립했고, 남성위주의 종교계와 의사들이 능력있는 여자들을 박해하고 고문하고 끔찍한 방법으로 사형에 처한 것이 중세 마녀사냥의 역사이다. 굳이 종교역사를 찾아보지 않아도 마녀사냥 이후에 서양의학에서 자연치유법이 쇠퇴하고 외과적인 시술이 중심이 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당시 마녀라고 잡아들인 여자들에게 가해졌던 고문은 일제가 731부대에서 시행했던 잔임함에 비할 정도이고, 그 상황을 그림으로 그린 일러스트만 보아도 구토가 나올 정도로 잔인하고도 처참했던 휴머니즘의 암흑기이다.
더구나 마녀사냥은 영어로 witch-hunt라고 하는데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산짐승을 잡듯이 마녀를 사냥한다고 하는 것은 기본적인 인권을 부정하는 개념이다.
이런 비인도적인 마녀사냥이라는 용어가 방송 프로그램에 버젓이 쓰이다니 이런 경악스러운 일에 대해 지적하는 사람도 없이 프로그램이 재미있다는 이유만으로 용납된다는 점은 우리 모두 다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현대적인 의미의 마녀는 남자를 매혹시키는 존재라고 해석하는 것도 여성단체에서 문제로 제기할 법도 한데 조용한 것도 이상하다. 사냥이라는 제목으로 여성을 대상화, 동물화하고 있는데도 침묵하는 것도 이상하다.
***의 연애상담, 여심공략, 심야토크 이런 제목이었어도 지금의 JTBC 마녀사냥의 내용이라면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었을 것이다. 일개 블로거의 의견일뿐이지만 지금이라도 마녀사냥에 대한 올바른 역사인식을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기를 바라고 가능하다면 프로그램 제목도 변경되기를 바란다.
JTBC 마녀사냥, 그 이해할 수 없는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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