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가 리얼리티를 표방하고 있지만 전혀 리얼하지 않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슈퍼스타K 시즌4가 끝난 후이다. 방송에서는 마치 참가자들의 선곡이 100% 자율에 맡겨져 있다는 듯이, 방송 중간에 보여지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100% 실제인 것처럼 나왔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제작진은 선곡과 편집으로 특정인을 주인공으로 혹은 조연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었다.
참가자들에 대한 캐릭터는 슈퍼스타K 종료 이후 본격적인 활동을 통해 드러난 이미지와 차이가 있었다. 악마의 편집이 단순히 시청자들을 방송에 붙들어두기 위한 장치를 넘어 방송의 재미를 위해 참가자들의 일면을 전부인 것처럼 부각시켜 연출진 마음대로 캐릭터화했다. 그 결과 오디션의 진실성은 간데 없고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과 참가자에 대한 조작된 이미지가 남았다.
그 인위적인 캐릭터는 방송이 종료된 후에도 계속 참가자들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과 반사이익을 보는 사람이 나누어졌다. 방송된 이미지로 누가 이득을 보고 있고 누가 피해를 보고 있는지는 프로그램을 관심있게 본 사라이라면 금방 알 수 있다.
슈퍼스타K는 왜 캐릭터화에 집착할까. K팝스타와 비교해보면 쉽게 답을 알 수 있다. K팝스타는 오로지 노래하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방송에서도 노래훈련하는 과정과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집중해서 보여준다. 그와 달리 슈퍼스타K는 노래외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간다. 심지어 생방송 기간중에도 노래 외적인 방송분량을 만들기 위해 참가자들은 여러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 차이는 아주 커서 슈퍼스타K는 노래 외에 여러 이슈들을 만들어내며 승승장구했고, 상대적으로 K팝스타는 밋밋한(?) 프로그램으로 보여졌다. 참가자들의 개성도 K팝스타 출신은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방송시간도 슈퍼스타K는 100분이 넘고, K팝스타는 60분 정도이다. 40분 가량의 시간을 채워야 하는 것은 슈퍼스타K 참가자들의 몫이다.
슈퍼스타K 시즌4까지는 그런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될만큼 참가자들의 기본기가 있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쭉 노래를 해온 사람, 노래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강행군 속에서도 나름 훌륭한 무대를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슈퍼스타K5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했다.
생방송에서 보여준 슈퍼스타K5 참가자들의 부실한 실력은 어울리지 않는 선곡과 연습시간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심지어는 결승전 전날까지도 참가자들은 쇼적인 부분의 분량을 만들기 위해 촬영을 해야 했다.
그동안 엄친아, 반항아, 천재소년, 똘아이, 악녀, 가난한 버스커 등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재미(?)를 본 슈퍼스타K 제작진은 슈퍼스타K5에서도 캐릭터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나마 캐릭터화에 성공한 것도 박시환뿐이다. 부족한 쇼의 재미를 채우기 위해 슈퍼스타K 연출진은 참가자들과 전혀 맞지 않는 선곡으로 무대를 다양하게 꾸미려고 했고 그 결과 참가자들은 어울리지 않는 노래라는 혹평을 들으며 탈락했다.
슈퍼스타K에서 쇼적인 부분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방식을 유지하는데는 개성과 실력을 겸비한 참가자들이 많이 지원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슈퍼스타K 시즌6에 실력자들이 대거 지원하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없는 포맷이다. 슈퍼스타K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슈퍼스타K5가 부진했던 이유 4 - 리얼리티 쇼의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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