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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뷰

슈퍼스타K5가 부진했던 이유 3 - 오디션 참가자들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가

슈퍼스타K5가 부진했던 이유 3 - 오디션 참가자들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가



슈퍼스타K 시즌4를 마치고 시청자 문자투표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강경파(?)들의 의견이 힘을 갖게 되었다. 심사위원이 일부 참가자들의 팬덤을 언급하며 심사위원의 전문적인 식견이 팬덤의 인기투표에 밀리고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면서 시청자들을 음악에 무지한 사람들로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의 가수생활에 길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발언을 거침없이 하면서 심사위원들의 영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목에서 묻고 싶은 것은 그렇다면 현재의 가요계는 음악성이 대중적 인기보다 우위에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대중성과 음악성이 대치되는 개념인가를 떠나서 모두 알다시피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디션의 심사위원들은 오디션 기간 동안 심사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들이 대중이라고 비하했던 시청자들은 그 가수를 실제로 응원하고 음원과 음반을 구입하는데 자신의 돈을 쓰는 사람들이다. 슈퍼스타K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은 몇 달에 걸쳐 방송이 되면서 참가자들이 1주일에 한 번씩 대중에게 노출이 되고 그 과정에서 캐릭터가 형성되고 지지자들을 얻게 된다. 


이 과정으로 인해 오디션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정식으로 데뷔했을 때 기획사에서 준비했던 신인보다 최소한 몇 달의 인지도가 앞서 있는 상태에서, 다른 말로 이미 팬을 확보한 상태에서 데뷔하게 된다. 완전 아마추어시절부터 지켜봐왔기 때문에 오디션 출신 가수들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와 지지는 매우 두텁다. 


슈퍼스타K를 비롯한 오디션이 이런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이 대중과 생각이 다르다며 자신들의 의견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이 된다.


어렵게 정치를 예로 들지 않아도 심사위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은 직접 민주주의에서 간접 민주주의로 후퇴하는 것인데 시청자들의 참여도가 같을 수는 없는 게 아닌가. 다른 예로 가요시상식이나 가요프로그램의 인기투표를 보아도 자신들의 투표가 시상이나 순위에 영향을 끼친다는 확신이 있어야 투표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것과 같다.


하물며 시청자의 권한을 줄이고 늘어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대중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에는 시청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오디션 종료후에 정식으로 데뷔한 참가자들의 기반이 될 음악소비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오디션이 성공하길 바랄 수 있겠는가. 


어떤 경우에는 대중이 옳을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전문가가 옳을 수 있다. 항상 대중이, 항상 전문가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우선되어야 할 것은 대중의 선택권이다. 전문가가 이 사람이 더 잘해요 하고 아무리 주장해도 음원을 구입할 사람들이 나는 싫어요, 난 이 사람의 노래를 듣고 싶어요 하는 선택권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슈퍼스타K5가 부진했던 이유 3 - 오디션 참가자들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