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캐릭터란
방송에 보여지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실제가 아닌 가상, 환상이라는 걸 최근에 실감하게 되었다. 실제 생활과 TV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전혀 다른 사람, TV와 라디오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전혀 다른 사람. 같은 TV 방송에서도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을 때와 몰래카메라를 했을 때 보여지는 모습이 다른 사람 등등.
특히 맨 처음 만난 프로그램의 피디와 작가가 만들어준 이미지를 계속 안고 가는 것 같다. 하나의 연극에서 모두가 선남선녀고 주인공일 수 없으니 피디나 작가의 머리 속에서 저 사람은 이런 캐릭터라고 규정하고 그런 대사와 행동을 하도록 주문하면 캐릭터가 하나 생성된다.
문제는 그렇게 만들어진 캐릭터가 그 사람의 모습을 사실대로 반영해주는 것도 아니고 프로그램의 말초적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캐릭터라는 것. 처음부터 주인공으로 낙점된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캐릭터에 의해 피해를 보게 되는 것 같다.
주인공으로 낙점된 사람들은 편집, 나레이션, 자막, 패널 반응 등으로 뭘 해도 좋게 해석이 되고, 조연으로 캐릭터가 설정된 사람들은 무리하게 프로그램을 위해 망가져야 한다.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나레이션이나 자막으로 몰아가면 그 사람은 꼼짝없이 그런 사람이 된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 사람이 원래 그런 사람인 줄로만 알게 된다.
처음부터 멍청한 컨셉, 돌아이 컨셉이 잡힌 사람이 몇몇 프로에서 그런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 긴가민가 하던 사람들도 아 저 사람은 확실히 저렇구나 하고 단정짓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멍청이, 돌아이 컨셉으로라도 일단 뜰 수만 있으면 다행으로 알라며 신인이나 별 영향력이 없는 사람들을 하나의 캐릭터로 몰아가기도 한다. 선입견이란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방송의 캐릭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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