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 정미조 편을 보고. 불후의 명곡 유감 – 진짜 가수와 가짜 가수를 구별하는 법
요즘 방송되는 가요 프로그램중 음악순위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가장 시청률이 높은 KBS2의 불후의 명곡을 매주 애청하고 있다. 나는 가수다가 폐지된 후 토요일 오후 6시라는 인기시간대에 편성되고 또 최근 시청률이 올라서 10% 대를 유지하는 불후의 명곡은 한국 가요에 의미있는 방송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최근 불후의 명곡이 나가수화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불후의 명곡이 가수들의 가창력 뽐내기 대회로 변질되고 있는 느낌이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아이돌 멤버들을 투입시키는 것까지는 나름의 생존전략이니 딱히 지적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명곡보다 가수들이 우선시되는 고음 경연대회로 변해가는 것은 불후의 명곡 애청자로서 안타깝고 화가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좋은 가수와 나쁜(?) 가수, 진짜 가수와 가짜(?) 가수를 구분하는 개인적인 방법이 있는데 노래가 우선시 되는가, 가수가 우선시 되는가 하는 점을 보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노래를 부를 때 ‘내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런 유형의 가수들이 꽤 많다. 가수로서의 자신을 사랑하고, 가수로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굳건한 것은 좋지만 최소한 노래를 부르는 그 순간만큼은 그런 외적인 부분을 전부 내려놓고 오로지 노래에만 집중해주었으면 한다.
불후의 명곡에 전설로 출연하는 원조가수들의 노래를 뛰어넘는 감동적인 무대가 많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이 부분이 아닌가 한다. 노래가 말하는 분위기, 감성, 가사, 내용에 집중하지 않고 ‘오늘 꼭 잘 불러야지, 우승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한 채 노래를 부르니 그 노래에 감동받을 리가 없고 누가누가 잘 하나 고음경연대회가 되는 것이다.
적어도 오늘 전설로 나온 정미조씨의 노래들은 노래보다 가수가 우선하지 않았다. 물론 정미조씨도 일본 가요경연대회에서는 한 옥타브 올려서 부르는 등 가창력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적어도 앨범 녹음분에서는 노래가 우선이었기에 개여울, 휘파람을 부세요는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명곡이 되었다.
매주 수 많은 노래가 쏟아져 나오고, 불후의 명곡에도 매주 6~7가지의 무대가 선보여지고, 수 많은 가수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오고 있지만 노래가 가수보다 앞서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자신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이렇게 부르면 더 잘 부르는 것처럼 들리겠지 하는 계산만은 내려놓고, 현재 내가 노래를 이렇게 부르고 있다는 행위 그 자체에 심취하지 말고, 오로지 노래가 전하는 감성과 내용에 충실한 무대를 꾸며주었으면 한다. 노래에 빠져 자신을 잊는다는 것이 무슨 무협고수만이 가능한 전설의 경지는 아닐 것이다. 고음을 잘 내지 못하더라도 노래에 푸욱 빠져 노래 그 자체가 되는 진짜 가수들이 꾸미는 진정한 무대를 보고 싶다.
불후의 명곡 정미조 편을 보고. 불후의 명곡 유감 – 진짜 가수와 가짜 가수를 구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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