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3 홍정희 낭만에 대하여 홍정희 탈락, 유희열 오열의 의미
K팝스타3 홍정희가 낭만에 대하여를 열창하고 배틀오디션에서 탈락했다. 이 장면을 본 유희열은 표정이 어두웠고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다 결국 오열하고 말았다.
홍정희는 트로트 신동으로 불리며 스타킹에 출연했었고 어릴 때부터 행사무대에서 트로트를 불러서 트로트 창법에 익숙해졌지만 다른 장르로 전향하고 싶어했다. 주변에서는 계속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길 바랬지만 홍정희 자신은 비욘세나 레이디가가 같은 스타일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홍정희의 노래를 듣고 가창력은 안정적이라고 호평을 했고 트로트 창법이 묻어나지 않을 정도라는 심사평을 하기도 했다.
홍정희는 안테나뮤직으로 캐스팅됐고 유희열은 홍정희에게 배틀오디션에서 부를 곡으로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부를 것을 권했다. 홍정희는 이런 노래를 부르면 트로트 창법이 다시 나오지 않겠냐며 걱정했지만 유희열은 발라드 스타일로 소화하면 문제가 없을 거라며 선곡을 추천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홍정희는 낭만에 대하여를 열창했지만 재대결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최종탈락하고 말았다. 박진영은 심사평에 앞서 한숨을 쉬면서 홍정희가 계속 자신이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고, 유희열은 울면서 들었다고 했다.
홍정희는 왜 탈락해야 했을까. 첫 번째 원인은 홍정희 자신에게 있다. 다시 말해 아직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트로트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트로트를 불러왔던 시간보다 아직 새로운 스타일을 불러왔던 시간이 길지 못했고 남들이 듣기에도 아직은 트로트를 알앤비 발라드보다 더 잘 부르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하지만 홍정희가 탈락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유희열의 선곡 미스에서 찾아야 한다. 유희열이 진심으로 홍정희를 걱정했는지, 얼마나 잘 보살펴주었는지와 별개로 홍정희의 현 상태에 대해, 홍정희가 부르고 싶어했던 노래에 대해 유희열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홍정희가 아무리 트로트를 불러왔고 올드한 감성을 소화하는 것처럼 보여도 올해 19세에 불과하다.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소화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닌 것이다. 거기에 언제 트로트 창법이 나올까 조마조마한 상태로 노래에 빠져들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홍정희의 현재 상태에 맞는 곡이라 할 수 없다. 설사 이번 미션에서 낭만에 대하여를 성공했다 하더라도 홍정희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일치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 점에서 유희열의 경험미숙이 문제로 대두된다. 아직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오디션 참가자, 자신이 나갈 방향에 대해 확고하지도 못하고 자신이 무엇을 가장 잘 하는지에 대해서도 스스로 자신이 없는 참가자가 있다. 이런 미완성의 참가자를 꿰뚫어보고 그 길을 열어주는 것이 프로듀서의 역할인데 유희열이 내렸던 프로듀서로서의 판단이 참가자의 현실과 갭이 있었던 게 문제가 아닌가 한다.
유희열이 안테나뮤직의 대표로 K팝스타3 심사위원으로 합류했지만 아직 프로듀싱에 있어서 양현석과 박진영의 경험에 한참 못미친다. 양현석과 박진영이 갖고 있는 냉정함과 현재 트렌트에 대한 판단, 심사위원으로서 자신이 밀고 싶은 참가자를 보호하는 노하우, 세 명의 심사위원 사이의 힘겨루기에서 이기는 방법 등 종합적인 경험부족이 홍정희 탈락으로 이어졌다. 방송에서는 유희열이 오열했지만 사실 통곡할 사람은 인생의 중요한 기회중 하나를 놓쳐버린 홍정희다.
재능있는 참가자가 오디션에서 탈락하게 되는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흔한 요인은 원치 않는 선곡을 할 때이다. 위대한 탄생이나 슈퍼스타K에 참가했던 많은 참가자들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다 탈락했다. 오디션 출신의 한 가수는 후배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꼭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충고를 남기기도 했지만 여전히 오디션에서는 프로듀서들이 선곡을 해준다. 어떤 경우에는 참가자의 성향보다 그날 방송의 주제에 맞추어 선곡을 권하기도 하는데 자신만의 음악세계가 확고해서 프로듀서를 설득할만한 중심이 서있지 않은 경우에는 프로듀서의 선곡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그건 오디션 이후에도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가수들이 오디션을 통해 배출되었지만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확립하지 못하면 프로듀서가 잡아주는 컨셉대로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어울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다 잊혀져간다. 작사 작곡을 직접 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자신이 가장 잘 부르는 노래 스타일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을 수 있는 소신을 갖지 못하면 오디션 이후에도 성공하기 힘들다. 노래부르는 사람이 빠지지 못하는 노래를 누가 들어주겠는가.
홍정희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질지 어떨지는 잘 모른다. 패자부활전을 통해서 다시 K팝스타3 톱10에 오를 수도 있고, 다른 기획사에 들어가게 될 지도 모른다. 아니면 다시 기나긴 고민과 연습의 시간을 보내야 할 지도 모른다. 어떤 경우에도 홍정희 자신이 원하는대로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찾기를 바란다.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갖고 있지 못하는 한 어떤 기획사에서도 어떤 오디션에서도 프로듀서에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이번 방송에서 유희열의 판단미스는 뼈아프다. 오늘의 일은 대형기획사 사이에서 작은 기획사인 안테나뮤직이 앞으로 K팝스타3라는 전쟁터에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지,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다른 심사위원과의 관계에서 유희열이 어떤 입지를 가질 것인지, 프로듀서로서의 유희열이 참가자 개개인에 대한 프로듀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복잡한 고민으로 이어질 것 같다.
K팝스타3 홍정희 낭만에 대하여 홍정희 탈락, 유희열 오열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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