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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뷰

1박2일 유호진 피디에게 바란다 – 기획, 편집, 자막, 음악, 홍보

1박2일 유호진 피디에게 바란다 – 기획, 편집, 자막, 음악, 홍보




안팎으로 1박2일 시즌3에 대한 기대가 크다. 멤버구성도 원만하고 참신한 기획도 엿보이고 매회 어느 정도 이상은 해주고 있어 여기서 쭉쭉 치고 올라갔으면 하는데 아슬아슬하게 못나가는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1박2일 시즌3을 시청하면서 느꼈던 문제점을 써보려고 한다.


유호진 피디는 우선 1박2일 시즌3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힌 관찰예능과의 접합이라던가 멤버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부분 등도 어떻게 펼쳐갈지 관심을 갖게 지켜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


우선 가장 큰 문제로 느껴지는 것은 편집이다. 편집이 뚝뚝 끊기고 뭘 보여주려고 하는지 줄거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 1박2일 시즌3은 메인MC가 없기 때문에 진행부분을 피디의 미션과 편집과 자막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편집의 줄거리조차 분명하지 않으면 도대체 지금 뭐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 집중이 안된다. 특히 개인미션을 하면서 카메라가 멤버를 1명씩 따라다니는 씬에서 더 산만해지는데 그저 6명의 멤버가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단순하게 보여주기만 해서 긴장감도 없고 산만하다. 서울여행이 주제였던 2월9일 방송과 2월16일 방송에서 그 산만함이 극에 달했는데 2월9일에는 개인별로 서울을 돌아다니는 부분, 2월16일에는 모자 찾으러 방송국 돌아다니는 부분에서 지루하고 늘어졌다.


멤버들이 개인미션으로 찢어지더라도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줄거리를 가지고 강조할 부분과 잘라낼 부분을 적절히 편집했으면 한다. 얼굴에 힘력자를 그리기 위한 미션 때처럼 사건의 기승전결이 있어야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둘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


2월16일 방송에서 유호진 피디가 기획하고 싶어하는 것은 충분히 전달됐다. KBS 가족오란관 부활로 과거로의 시간여행, 아무도 없는 설연휴에 일하는 배달원들의 노고, 연휴에도 상관없이 KBS를 지키고 있는 직원들 등. 문제가 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멤버가 아니라 KBS에 초점이 맞춰지면 예능이 아니라 다큐가 되는 것이다. 배경이나 소재를 연휴에도 일하는 사람과 예능시간여행으로 잡았다 하더라도 유인나 라디오 기습방문 때처럼 1박2일멤버들을 더 우선했더라면 지루함을 줄였을 것 같다.


이런 점에 주목해서 보면서 유호진 피디가 너무나 많은 것을 방송에서 담으려고 하면서 초점이 흐트러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기획하고 촬영하는 과정도 중요한데 결정적으로 그 모든 것을 살릴 수 있는 편집이 잡다해지고 산만해져서 포인트가 없어진다.


자막과 배경음악은 한 마디로 감각이 요즘 표현으로 올드하다. 30~40년은 더 된 듯한 배경음악과 자막폰트 등이 시선에 잡히는데 일부러 올드한 분위기를 만들어서 노년층을 공략하려는 의도가 아닌 이상 참신한 음악과 자막폰트로 교체했으면 한다. 다른 프로그램 이야기를 꺼내서 미안한데 꽃보다 누나 편은 솔직히 내용보다는 음악이 좋아서 아름다운 풍경과 세련된 배경음악 덕분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시청했고 한 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자막을 잡아내는 센스는 홍보부분과 함께 언급하고 싶은데 홍보에서도 1박2일 시즌3은 산만하기 그지 없다. 매회 홍보 포인트가 달라지는 것은 좋은데 초기에는 모닝엔젤, 그 다음은 막내작가, 서울여행편 첫회는 김주혁 부친 고 김무생씨 이번에는 허참과 유인나가 홍보포인트였다. 1박2일 멤버들로는 홍보 일명 언론플레이를 할 소재가 없는 것도 아니고 왜 스쳐지나가는 1회성 게스트를 위주로 홍보를 하는지 모를 일이다. 다음회 예고도 궁금해 미칠 정도로 좀 쌈빡하게 뽑아주면 좋겠다.


1박2일 시즌3도 벌써 3달이 되어가는데 유호진 피디가 말한 멤버들의 인간적인 모습이나 장기적인 기획 등은 거의 보여지지 않고 빡빡한 미션을 수행하기에 급급한 모습이 많다. 사전기획 구성을 어떻게 빈틈없이 할 것인지보다는 촬영한 내용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해보인다.


LTE와 3G간의 대결구도를 심화시켜 뭘 해도 안되는 3G가 어느날 LTE를 통쾌하게 이기는 줄거리, 불운을 몰고다니는 듯한 맏형, 운이 좋은 막내 정준영이 어떻게 항상 행운을 잡게 되는지에 대한 분석, 과다의욕 데프콘과 터주대감 차태현의 1인자 경쟁구도, 메인MC 선발 미션, 동생들이 힘을 합쳐 맏형 골탕먹이기, 형들이 힘을 합쳐 막내 곤란하게 만들기 등 수많은 이야기가 프로그램에 들어있어야 한다. 여기 쓴 내용은 시청자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이고 실제로 연출을 통해 인위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은 반대한다. 막상 현장에서 함께하는 제작진들 눈에는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잡힐 것이다. 드라마를 보듯이 다음이 궁금해지도록 하는 줄거리와 이야기가 필요하다.


물론 멤버들도 아직 미숙한 부분이 있다. 평균 이상의 능력치들을 갖고 있지만 정해진 틀을 벗어나 상황을 만드는 능력이나 한 명이 재미있는 말을 했을 때 다른 멤버들이 살려주고 리액션을 하는 부분 등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연출과 편집에서 1박2일만의 이야기가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점이 될 수 있다. 


어디로 갈 것인가, 어떤 게임을 할 것인가도 중요하겠지만 결정적인 것은 누구와 갈 것인가이다. 멤버들이 가진 매력을 극대화하는데서부터 편집과 홍보의 틀을 잡았으면 한다. 물론 인위적인 설정으로 캐릭터를 만드는 방식은 좋지 않다. 1박2일 시즌3이 참신한 것은 멤버들에 대한 인위적인 색깔입히기가 없어서임도 한 가지 이유이기 때문에 좀더 멤버들이 편안하고 즐기듯 촬영할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 


6명의 멤버들 중 누굴 중심으로 끌어갈 것인지, 멤버들의 역학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도 생각해야 한다. 메인MC는 없어도 때때로 진행할 사람이 필요하고 누굴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갈 것인지도 잡혀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중구난방이다. 멤버별 홍보포인트도 잘못 잡고 있는 느낌인데 말초적인 재미를 위해 자막을 쓰고 캐릭터를 몰아가는 일은 절대로 금물이다. 자주 보여지는 한 사람의 인격을 모독하는 듯한 자막도 삼가했으면 한다. 


개인전 중에서도 화면이 개인별로 나뉘지는 분위기가 되면 유호진 피디가 다 따라다닐 수 없으니 어디에 중심을 둬야 하는지 헷갈리게 된다면 당분간은 팀미션 중심으로 개인전도 한 화면에서 진행되도록 기획을 짜서 1회를 이끌어갈 중심 줄거리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할 듯 싶다. 


유호진 피디가 고심한 기획의도가 편집, 자막, 배경음악, 언플을 통해 2배 3배로 살아나게 하는 방법을 머리 싸매고 집중적으로 고민했으면 한다.



1박2일 유호진 피디에게 바란다 – 기획, 편집, 자막, 음악, 홍보